행복한 쿠킹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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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고 따뜻한 햇살, 부드럽게 부는 잔잔한 바람, 사각거리면서 밟히는 흙의 감촉.
귀를 쫑긋 세우며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어본다. 모두의 이야기소리. 오늘 무엇을 먹었고, 오늘 무엇을 하였고, 오늘 누구와 함께였는지 그들은 즐겁다는 듯이 말한다. 그 속에서 음률처럼 퍼지는 모두의 웃음소리.
 
'행복해 보여.'
 
이제 막 태어나 아무것도 없는 쿠킹비. 스스로를 특징할 수 있는 모습도, 스스로를 기억해 줄 이도 없는 완벽한 백지인 존재. 그러한 이가 지금 가슴속에 따뜻한 무언가가 차오르는 감정을 느끼고 있다. 이게 과연 무엇일까. 무엇 때문에 이토록이나 따스할까.
그렇게 느껴지는 감정에 집중하고 있을 때, 무언가 뒤에서 다가오는 기척에 뒤를 도니 그곳에는 한 쿠킹비가 다가와 나(YOU)를 바라보고 있었다.
 
"안녕! 처음 보는 친구!"
 
분홍색 크림을 양갈래로 묶고, 목에 큰 리본을 달았으며, 따뜻한 햇살에 맞춰 아름답게 빛나는 눈과 꼬리. 누가 보더라도 귀엽다,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법한 쿠킹비가 활짝 웃으며 다가와 말을 걸어주었다. 그러곤 자신의 앞에 있는 밋밋한 쿠킹비가 조금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인지 주변을 빙글빙글 돌며 그 반짝이는 눈으로 제 모습을 찬찬히 담아주었다.
 
"역시 방금 태어난 친구구나? 단순히 흰 모습으로 지내는 친구면 어쩌지, 하고 조마조마했어!"
 
귀엽게 생긴 쿠킹비는 안도했다는 듯이 숨을 내쉬어보곤 흠흠, 거리면서 목을 가다듬더니 다시금 예쁜 미소를 보이며 자기소개를 해주었다.
 
"나는 파르페라고 해! 취미는 노래 부르기! 지금은 아이돌 지망생이라고 할까나?"
 
'내 앞에 있는 쿠킹비는 파르페.'
 
마치 정보를 입력하는 것처럼 파르페의 이야기를 스스로의 속내로 되새겨보았다.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여보았지만 파르페는 어째서인지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나를 바라볼 뿐이었고 그 모습에 의아함을 느낀 나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똑같이 파르페를 바라봐주었다. 그 상태로 조금 지나 보니 파르페는 무언가를 뒤늦게 깨달았다는 듯이 헉! 하는 소리와 함께 다시 말을 이어갔다.
 
"미안해! 방금 태어났으니까 아직 이름이 없겠구나? 그것도 모르고 언제 나한테 자기소개해줄까~ 하고 기다리고 있었어..!!"
 
이건 편견이 없다고 해야 할까, 순진하다고 해야 할까. 무엇이 되었든 내 앞에 있는 이가 그렇게 나쁜 이가 아니라는 것만큼은 확실히 알 것 같다. 오히려 너무 좋은 이기에 문제라면 문제일까. 어쩌지, 어쩌지 하고 있는 파르페를 가만히 보던 나는 파르페의 한 손을 잡아주며 다시 천천히 시선을 마주쳐보았다.
 
"괜찮아."
 
스스로에게도 익숙하지 않은 목소리. 그럼에도 한 음절, 음절 천천히 말해보았다. 아주 짧은 말이었지만 정말 이걸로도 괜찮았던 것인지 파르페는 다시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밝은 표정으로 돌아왔고 잡아준 제 한 손을 양손으로 잡아주었다.
 
"응, 응! 그렇지? 이름은 지내다 보면 저절로 정해지는 거고 지금은 소개할 수 있는 게 없어도 지내다 보면 꼭 좋아하는 거라던가, 하고 싶은 거라던가! 그런 것들, 모두 찾을 수 있으니까!"
 
제 손을 잡아준 파르페의 양손에 힘이 들어갔다. 그러나 그 힘이 어찌나 세던지 처음 느껴보는 아픔에 놀라 화들짝, 거려보니 파르페도 순간 아차 싶어 잡았던 제 손을 놓아준 채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고는 다시 조심히 손을 맞잡아주고 나를 이끌어주듯 파르페는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여기서 이렇게 있지 말고 조금 돌아다녀보는 건 어때?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곳, 슈가렐은 무척이나 아름다운 곳이니까!"
 
먼저 태어난 이 선배 쿠킹비가 알려줄게~ 라고 말하는 파르페의 모습에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가볍게 끄덕여주었고 파르페는 통통 튀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스스로가 기쁜 상태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다.
 
"네게 어울리는 젤리는 뭘까? 혹시 원하는 거 있어? 아, 맞다. 그러니까 젤리라는 건~"
 
귀를 쫑긋 세우며 파르페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파르페의 이야기가 모두의 이야기와 함께 들려온다. 어느 곳의 토스트가 제일 맛있는지, 어느 곳의 옷이 가장 귀여운지, 파르페가 알고 있는 쿠킹비는 누가 있는지. 파르페는 무척이나 즐겁다는 듯이 내게 이야기해 주고 있다. 파르페의 웃음소리가 듣기 좋은 노래처럼 들려온다.
 
'행복해 보여.'
 
그렇구나. 아까 느껴지던 감정이 이런 거였구나. 누군가의 행복을 이토록이나 가까운 곳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내게도 큰 행복일지도 모르겠어. 다시금 가슴속에 따뜻한 무언가가 차오르는 기분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이것이 무엇인지.
 
살아가고 싶다는 희망. 나도 그들처럼 행복해지고 싶다는 소망.
 
"고마워."
 
갑작스러운 감사에 파르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를 바라봐준다. 그 모습에 별 거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가로저어보았지만 파르페는 걷던 것을 멈추고 나를 마주 봐주었다.
 
"어떤 게 고마운데? 사실, 나 지금까지 너무 내 얘기만 하고 나만 신나게 떠든 거 같아서 조금 미안해지고 있었는데..."
 
아까까지 해맑게 웃으면서 이야기하던 이는 어디 간 건지 파르페는 대뜸 우물쭈물한 모습을 보였다. 그것이 조금은 웃겨 보였던 건지 나는 어쩔 수 없이 조금 웃음소리를 내어보고 말았다.
 
"우, 웃지 말아 줘..! 나도 나름대로 생각해보고 한 말이란 말이야!"
 
내 웃음소리에 파르페는 조금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지만 나는 오히려 내가 파르페를 이끌듯이 다시 걷기 시작하였다.
 
"내게 많은 걸 알려줘서, 고마워.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네 덕분에 나도 뭘 하고 싶은지 알 수 있을 것 같아."
 
파르페만큼은 아니지만 내 나름의 담백한 말투, 잔잔한 미소를 보여주며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큰 감사를 파르페에게 전해주었다. 아직은 모자란 부분이 많아 보이지만 파르페에겐 이것마저 좋은 것인지 나를 따라오던 발걸음이 다시 가벼워지고 얼굴에는 다시 어여쁜 미소가 생겼다.
 
"별말씀을! 자, 자. 아직 내 얘기 다 안 끝났으니까 다시 잘 들어줘야 해? 여기에서 더 가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가게가 있는데~"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파르페는 무척이나 행복해 보인다.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진다. 파르페는 알고 있을까. 스스로가 얼마나 선한 영향력을 지닌 쿠킹비인지. 모르더라도 괜찮다. 언젠가 곧 파르페는 모두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만 같으니까.
 
-
 
"아이돌이 뭐야?"
 
"아이돌은 모두의 앞에서 춤추고, 노래 부르면서 모두에게 행복과 웃음을 전해주는 존재야! 난 언젠가 꼭 그런 존재가 되고 말 거고!"
 
"이미 충분히 그러고 있는 것 같은데."
 
"응? 뭐라고?"
 
"아무것도 아니야. 그럼, 그런 아이돌을 좋아하는 이는... 뭐라고 불러?"
 
"팬이라고 해! 난 아직 아이돌 지망생이라 날 좋아해 주는 팬은 없는 것 같지만... 그래도 괜찮아! 내가 노력만 하면,"
 
"그럼 난 이미 네 팬인가 봐."
 
"에?"
한국거대까마귀
행복한 쿠킹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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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 프롬프트 갤러리 ・ 한국거대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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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출자 한국거대까마귀 / 프롬프트 [탄생의 축제] 새로운 탄생
제출일: 23시간 전최종 수정일: 2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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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 텍스트 에디터에서:
[thumb=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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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쿠킹비 by 한국거대까마귀 (문학)](https://www.kukingbi.store/gallery/view/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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