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식]] 키위새는 키위키위
평화로운 슈가렐. 하늘이 평소랑 조금 다르다는 걸 제외한다면 지금까지 살아온 우리들의 보금자리라는 것은 다름이 없기에 그렇게 심각성을 가지고 있지 않던 몇 쿠킹비들은 어제처럼 오늘을 살아갈 뿐이었다. 이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언제나처럼 마땅한 장소에 생각 없이 들어 누워 가져온 간식을 늘어트려 집어먹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는 작은 쿠킹비들.
"님들아 그거 알아요?"
짧은 몸을 바닥에 붙여 뒹굴, 하고 누워있었던 까마구는 멍한 머릿속에서 무언가 생각이 난 것인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며 제 주변에 같이 누워있는 이들을 바라보았다. 거의 반쯤 자고 있는 거 같은 코코넛, 가져온 간식을 먹고 있던 고앵, 그리고 쉬는 것이 끝나면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있던 솜사탕.
"어떤 거?"
코코넛은 반쯤 자느라 까마구의 물음을 못 들은 듯 싶었고, 고앵도 까마구의 말에 대답하고 싶었지만 입에 간식이 가득 찬 상태였다. 비교적 멀쩡한 정신과, 쉽게 말할 수 있는 입을 가진 솜사탕이 까마구의 물음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대답해 주었다.
"키위새는 사실 키위, 키위하고 울어서 키위새예요."
정말 갑작스러운 말이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어제 뭘 했는지, 내일 밥은 뭘 먹을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지라 까마구의 말에 물음표를 띄우는 솜사탕이었지만 사뭇 진지해 보이는 표정인 까마구는 농담이 아니라 진짜라는 듯이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키위새는 키위를 닮아서 키위새다. 라는 말이 일반적이잖아요? 사실 키위새가 키위- 하고 우니까 그거랑 생긴 게 닮은 과일의 이름이 키위가 된 거예요."
굉장히 그럴싸한 말이었다. 다른 이가 말했더라면 농담이지~ 같은 반응이 먼저 나와야 하지만 까마구는 정말 스스로가 믿을만한 정보를 주고 있다는 듯이 진지하게 말을 하니 솜사탕은 진짠가..? 하는 표정으로 막 잠에서 깬 코코넛만 바라보고 있었다.
"헐. 진짜로? 몰랐어."
그리고 잠에서 깬 코코넛은 보기 좋게 까마구의 말에 넘어갔다. 마침 옆에 키위맛 젤리가 있었고 까마구는 코코넛의 키위맛 젤리 하나를 넣어주며 입을 열더니,
"아뇨, 뻥인데요. 이걸 진짜 믿네? 님은 옥장판 조심하세요."
"뭐어어어엇"
"뭐라고오, 진짜인 줄 알았는데!"
반쯤 믿어서 긴가민가 했던 솜사탕, 그리고 완전히 믿어버린 코코넛. 까마구는 둘의 반응에 매우 만족스럽다는 듯이 웃으며 둘의 입에 간식을 넣어주었다. 애초부터 까마구의 말이 거짓말이었다는 걸 알고 있던 고앵도 둘의 반응이 웃기다는 듯이 조금 웃어보았다.
"나 어릴 때나 듣던 농담이었는데 저걸 아직도 믿는 쿠킹비가 있네."
"고앵 속이는 건 아직 멀긴 했는데, 저 둘은 한결 같이 반응이 웃겨서 재미있어요."
그러곤 까마구도 제 입에 간식을 넣어 우물우물, 하고 먹어보더니 또 다른 게 생각났다는 듯 작게 웃어 보이고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러면 참새가 크면 비둘기가 되는 건 알고 있어요?"
"이제 안 믿어! 나도 그건 아닌 거 알고 있다구!"
솜사탕은 두 번은 안 속는다! 라는 자신만만한 얼굴로 까마구에게 대답하였지만 순간 까마구와 눈이 마주친 코코넛이 솜사탕의 한쪽 어깨에 제 손을 얹어보며 고개를 가로 지었다.
"아니야, 솜사탕. 저건 진짜 맞는 말이야. 비둘기 자식이 참새인 걸."
터무니없는 말이 진짜라는 걸 더해 줄 수 있는 쿠킹비가 하나 더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비둘기 자식 참새, 라는 말은 오래전부터 떠돌던 거짓성 농담이었지만 이를 진지하게 진짜라고 말하는 이가 둘이나 생기니 솜사탕은 스스로가 믿어왔던 것이 잘못 됐다는 것 마냥 진짜... 인가...? 하는 얼굴로 까마구와 코코넛을 바라보았다.
"엣, 진짜..? 아냐, 아닌데. 우움, 그러면 잠깐만 기다려봐."
솜사탕은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나 보더니 저 구석에서 혼자 노트북 자판을 두들기고 있던 전구의 곁으로 쫑쫑 걸어갔다. 바쁘게 일하고 있던 전구였지만 솜사탕이 제 곁으로 오자 무슨 일 있어요? 라고 말하며 솜사탕을 바라보았다.
"전구야, 참새가 크면 비둘기가 되는 거야?"
"이건 또 뭔 소리야. 그럴 리가 없잖아. 또 애들이 님 놀렸어?"
전구는 정말 난생처음 들어오는 질문인 것처럼 대답해 주었고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까마구와 코코넛은 그저 큰 웃음소리를 내며 웃을 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냥 그렇구나~ 하고 있었으면 아니라고 말했을 텐데 저걸 전구한테 가서 확인까지 받아오네요."
"아, 너무 웃겨. 솜사탕 미안해~ 비둘기랑 참새는 다른 애야."
그렇다. 솜사탕은 두 번이나 속은 것이다. 스스로가 하루에 두 번이나 속은 것이 분한 것인지 괜히 성질내듯이 우다다, 하고 돌아오는 솜사탕이었지만 그에 맞춰 까마구가 솜사탕의 입에 딸기 하나를 넣어주니 분한 건 분한 거였지만 딸기는 맛이 좋으니 얌전히 받아먹는 솜사탕이었다.
"까마구는 나중에 옥장판 같은 거 팔면 잘 팔 거 같아."
"안돼, 까마구가 그런 거 팔면 나부터 살 거란 말이야."
"당신네들이 제가 파는 걸 왜 사요."
다시 시시콜콜한 이야기. 다시 웃고 떠드는 일상. 가져온 간식이나 몇 개 주워먹고, 도란도란 지내는 작은 쿠킹비들. 그렇게 터무니없는 이야기가 마무리가 될 쯤이 오니 까마구는 근처에 둔 [검은 책]을 집어 자리에서 일어나 저 먼 곳에 두려 걸음을 옮길 시도를 한다.
"까마구 어디 가? 새로 책 산다고 했던 게 손에 든 게 그거야?"
"비슷은 한데, 좀 다른 거예요. 먼저 얘기들 하고 계세요. 잠깐 이것 좀 두고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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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출자 한국거대까마귀
/ 프롬프트 [일식] 여우의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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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출일: 4주 전 ・
최종 수정일: 4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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