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에 꿀 몇 방울
"안젤리카 씨와 앤 씨의 말씀을 따르면 젤리를 만들 줄 알고 그에 대한 자격 또한 가지고 있는 쿠킹비들 중 일부는 매년 열리는 축제 때마다 스스로의 레시피로 만든 특별한 젤리를 모두에게 보여준다고 해요."
무사히 블루 슈가 코브에 도착한 카페라테와 팬케이크는 그들이 찾기로 한 꽃의 꿀 말고도 이것저것 젤리의 재료로 쓸 수 있을 것 같은 푸릇한 식물이나, 해변으로 떠밀러 온 물고기 등을 큰 바구니에 차곡차곡 넣고 있었다.
"허나 젤리라는 것은 그에 맞는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이들만 만들 수 있고, 남에게 젤리 레시피를 발설하는 등의 행위도 불법으로 책정될 수 있기에..."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무사히 앤 씨가 자신만의 특별한 젤리를 만들 수 있도록 최대한 많이, 그리고 최대한 다양한 재료를 가져다주는 것이 이번에 받은 부탁이다~ 라는 것이네요."
"확실히, 슈가렐에서 가장 큰 젤리 상점을 운영하는 이가 그런 이유로 잡혀간다면 그거야말로 큰 소동이겠소."
말을 이어가며 제 고개를 주억거리던 팬케이크는 마침 잘 익어 탐스러워 보이는 나무 열매를 발견하였고, 팬케이크는 그를 얻기 위해 망설임 없이 열매가 열린 나무에게 쿵, 하는 강한 충격을 주었다. 나무는 충격을 받아 속수무책 없이 흔들리기 시작하였으며 팬케이크의 바람대로 잘 익은 열매는 위에서 아래로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그에 비해 카페라테는 어느 것이 더 좋은 조개일까, 하는 마음에 양손에 똑같아 보이는 조개만 들어본 채 해변에 쭈그려 앉아있을 뿐이었다. 신선한 채로 가져가야 하니 조개의 안쪽을 열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카페라테는 신선한 조개 고르는 법! 보다 조개가 얼마나 오래 살았는지 알 수 있는 방법만 머릿속에 있어 그렇게 도움이 안 되는 상항이었다.
"그렇게 고민되면 둘 다 가져가면 되는 것 아니오?"
괜히 조개만 빤히 보고 있던 카페라테의 뒤에는 어느새 팬케이크가 다가와있었고 팬케이크의 말에도 어느 정도 일리는 있었지만 카페라테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 지어보았다.
"물론 그것도 좋긴 하겠지만... 아무리 많이 가져간다 한들 다른 분들이 써야 할 재료는 남겨놔야 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결국 카페라테는 들고 있는 조개 중 하나만 바구니에 넣었고 다른 하나는 누군가 주워서 쓸 수 있도록 잘 보이는 곳에 두기로 하였다.
"앤의 레시피에 조개가 많이 들어가지 않기를 바랄 수밖에 없겠다만.. 아무렴 좋소.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것은 조개 하나보다 더 큰 값짐이 있으니."
"맞아요. 이제 슬슬 해가 질 것 같으니... 마지막으로 구하려고 했던 꿀만 구하고 가게로 돌아갈까요?"
팬케이크는 긴 대답 없이 재료가 가득 들어있는 바구니만 든 채 갑세! 라는 힘찬 말을 건네주었고 카페라테는 천천히 그의 뒤를 따라 걸음을 옮겨보았다. 꽤 비장한 태도로 있는 팬케이크 덕에 덩달아 옅은 긴장감을 지닌 카페라테였지만 찾기로 한 꿀은 복잡한 길을 가거나, 험한 산을 오르는 것 없이 의외로 해변과 가까운 곳에 피어있었다. 꽃의 생김새는 누군가 말해주지 않는다면 그만큼이나 값진 꿀을 품고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단조로운 생김새였으며 길고 흰 꽃잎이 해변의 바람을 따라 살랑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저 눈만 깜빡이며 꽃을 바라보는 카페라테의 반응이 익숙해 보이는 팬케이크는 언제 준비한 건지도 모를 화분에 꽃을 흙과 함께 옮기며 가져갈 채비를 끝내었다. 딱히 도와줄 것 없이 능숙한 손길로 끝낸 마무리였기에 카페라테는 전처럼 멍청한 얼굴로 팬케이크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고 그 모습에 팬케이크는 말없이 옆에 핀 꽃을 하나 딴 뒤 카페라테의 입에 넣어주었다. 줄기와 꽃이 이어져 있던 꽃의 뒤편을 입에 물어보니 적지만 확실한 단 맛이 카페라테의 입안에 퍼져만 갔다.
이러한 달콤함이 지금껏 스스로가 맛보았던 것들 중 어느 것과 비슷하고, 어느 점이 다르며, 확실히 좋은 꿀이다, 와 같은 이것저것을 말하고 싶은 카페라테였지만 팬케이크는 카페라테의 말이 시작되기 전 바구니와 화분을 든 채 먼저 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해가 지기 전에 가야 하는 것 때문에 행동을 서두를 필요도 있었지만 꿀을 맛보고 숨길 생각도 없이 눈을 반짝거리며 빛내는 카페라테의 모습만으로 충분한 답을 얻었다고 생각하는 팬케이크였기 때문이다. 카페라테는 그런 팬케이크의 속내는 알지 못한 채 서둘러 그의 뒤를 따라갈 뿐이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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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출자 한국거대까마귀
/ 프롬프트 [탄생의 축제] 레시피 재료 찾기
제출일: 1개월 전 ・
최종 수정일: 1개월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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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에 꿀 몇 방울 by 한국거대까마귀 (이야기)](https://www.kukingbi.store/gallery/view/252)

